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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마을에서 벌어진 치명적인 비극
https://www.youtube.com/watch?v=6cZ3ZLfqP3Q
2009년 4월 30일, 충청남도 보령의 작은 마을에서 연이어 세 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들은 모두 한 마을에 사는 이웃 사이였고, 평소에는 특별한 갈등 없이 지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사건의 실체는 충격 그 자체였다.
사망자 중에는 노부부 공 씨와 이웃인 박 씨가 포함됐다. 박 씨의 남편 천 씨는 평소 고혈압이 있었다며 자연사로 처리하려 했지만, 경찰의 설득 끝에 진행된 부검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되며 사건은 살인사건으로 전환됐다.
https://www.youtube.com/watch?v=WosPj_Ssr1k
의심을 키운 메모와 당귀잎
사건 하루 전날, 마을 사람들은 모두 꽃 박람회를 다녀왔다. 하지만 사망자들은 이른 아침 공복 상태에서 청산가리가 든 무언가를 섭취한 것으로 보였다. 청산가리 그 자체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아궁이 옆 신문지와 그 위에 남겨진 메모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다.
"나물 캐러 가다 들러 피로회복제를 놓고 간다"는 메모와 함께 당귀잎이 싸여 있었는데, 이 당귀잎은 꽃 박람회 당일 마을에 없던 이가 채취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마을에 가지 않은 사람 중 유일하게 의심받은 이는 박 씨의 남편, 천 씨였다.
과거의 인연, 그리고 불편한 재회
천 씨는 과거 피해자 공 씨와 40년 전 동업 관계였으며, 한때 함께 행상을 다녔다. 서울로 떠난 천 씨는 이후 외도와 별거로 가족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그러나 아내 박 씨가 교통사고로 입원한 뒤, 돌연 다시 마을로 돌아오면서 재회하게 된다.
이 재회는 평온하지 않았다. 천 씨는 마을에서 새로 사귄 20세 연하 여성 한 씨와 내연 관계를 맺고, 술집을 차려주며 새로운 삶을 꿈꾸었다. 문제는 그 술집이 공 씨 부부의 옆집이었고, 공 씨와 박 씨는 이 관계에 불편함을 느껴 지속적으로 간섭했다.
사라졌으면 하는 세 사람
천 씨는 결국 내연녀와 남은 인생을 보내기 위해 아내와 공 씨 부부가 없기를 바랐다. 그는 꿩을 잡기 위해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청산가리를 구했고, 이를 피로회복제라 속여 캡슐에 담아 세 사람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거는 점점 드러났다. 천 씨에게 청산가리를 제공한 인물이 나타났고, 천 씨의 집에서는 빈 캡슐도 발견됐다. 하지만 천 씨는 끝까지 범행을 부인했고, 결국 법원은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수사관의 집념과 피해자의 억울함
당시 수사를 맡았던 형사는 사건의 충격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그때 둘째가 태어난 시기였는데 집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사건에 매달렸다고 전했다. "용의자가 끝까지 부인하니까 오기가 생겼고, 절대 포기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왜 이 사건이 충격적인가
- 16명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진 대규모 중독 사망
- 가족 간의 배신, 내연 관계, 금전적 이익이 맞물린 동기
- 치밀하게 준비된 청산가리 살인이라는 점에서 극도의 계획성
- 끝까지 자백하지 않고 무기징역을 받은 피의자의 태도
진실은 결국 드러난다
천 씨는 결국 죗값을 받았지만, 사건이 남긴 상처는 마을과 유족들에게 오래도록 남았다. 이 사건은 단순한 질투나 우발적 범행이 아닌, 매우 계산적이고 자기 이익만을 좇은 범죄였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스모킹건’은 이처럼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회적으로 큰 울림을 주는 사건들을 조명하며, 범죄의 본질을 들여다보게 만든다. 이번 방송은 인간의 탐욕이 어떻게 파멸을 부르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였다.